예전에 한창 스타크래프트가 인기를 끌 때, 나는 자주 밤을 새면서 수업을 빼먹기 일쑤였다. 그렇게 열심(?)이었지만 승부에 목숨걸고 하기보다는 그냥 이것저것 머리 속에 그렸던 걸 해보는 즐거움이 더 컸다. 하지만, 간혹 질 게 뻔한 게임인데도 끝까지 물고 늘어질 때가 있기는 했다. 왜 그랬을까.
머리 속으로 완벽한 이미지를 그린 후, 그 그림을 그려가면서 게임을 했는데도 게임이 뜻대로 풀리지 않고 점점 패배의 그림자가 짙어질 때, 점점 G를 2번 연타하고 싶은 욕망이 커질 때, 그런 때. 이 모든 운명의 징조를 무시하고 끝까지 나는 덤비게 되고, 게임을 매우 지루하게 끌고 가다가 결국 완전소멸하게 된다.
그래, 가끔은 질거같은 게임에 목숨걸고 덤벼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인생'같은.
그건 흡사 화톳불에 맹렬히 덤벼드는 숙명적인 불나방이요, 그건 '나'와 '우리'의 자화상이다.
눈물을 참으며 "세상아 덤벼라"하고 외치는 모습이 우습지만 그정도는 애교로 봐주자.
어차피 '그'의 눈은 투명한 눈물 대신 쓰디쓴, 붉디 붉은 피눈물이 흐르게 될테니.
피눈물을 닦아줄 그 누군가가 필요하기 때문에,
'너'와 '나'는 그렇게 외로워하고 그렇게 '특별한 사람'을 찾아헤매나보다.
오직 '특별한 사람'만이 알아챌 수 있는 '피눈물'을 흘리며 '나'는 오늘도 웃는다.
태그 : 특별한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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